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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당국, 자본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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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당국, 자본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 자제해야
  • 황지연 기자
  • 승인 2020.09.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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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자본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추진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본시장에 많은 돈이 흘러들어오자 자본시장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의도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본시장에서 개미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의도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표심을 고려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금융당국의 개입이 자본시장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부동산 시장 처럼 정부의 개입이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또 다른 정책 수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개입 방침은 최근 금융위원장의 행보에서 뚜렷하게 읽을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증권업계와의 간담회애서 개인투자자를 자주 언급했다.

은 위원장은 먼저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를 하고 있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주체로서 위험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에 시중 은행들은 뜨끔했다. 돈을 쉽게 빌려주니까 개인이 빚을 내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고 이로 인한 벌은 시중 은행이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부터 사모펀드 파장으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많이 받아왔던 터라 은 위원장 발언에 놀란 은행들은 대출 총량, 속도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개인이 능력에 맞춰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선 것을 금융 당국이 위험한 행동이라고 규정하고 규제에 나선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이게 과연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에 맞는 상황인 것인지 의문이다.
 
다른 개입도 있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배정방식을 손보고 뉴딜 펀드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공모주 배정방식을 손봐야 하는 이유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상장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상장한 뒤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주식이다.

그런데 일반 투자자들은 이 주식을 살수가 없었다. 현행 제도에는 더 많은 청약 증거금을 내는 이들에게 주식을 많이 배정하고 있어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것은 추첨제다. 아파트 청약처럼 특정 주식을 사고 싶은 이들은 돈을 걸어놓고 추첨을 통해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인기 매물이면 추첨제가 통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중소기업이 상장할 때 이 방식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고액 자산가가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기업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행위 자체를 막을 수있어서다.

또 추천제는 오히려 사행성 투자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저 주식은 반드시 오르니까 돈을 끌어다가 받아놓으면 된다는 식처럼 말이다. 그러다 주가가 떨어지면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 아래 이뤄지고 이로인한 손실 등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하는데 지금 금융당국이 추진하겠다고 하는 모든 정책은 자본주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원금 보장을 해주고 수익률을 약속한 뉴딜펀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원금을 보장하는 펀드 자체가 말이 안될 뿐더러 자본시장법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투자의 개념이 아니라 자금을 끌어모으겠다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제도도 바꾸고 원금 보장도 해준다는 뜻일까.

헛 웃음을 지으며 자본시장 한 켠에서 "예전처럼 은행 이자를 10% 이렇게 만들어놓는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말이 돌고 있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에 대한 개입이 더욱 이상적인 자본시장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표퓰리즘과도 같은 정책은 오히려 정상적으로 잘 굴러가는 자본시장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황지연 기자 hjy0802@channel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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