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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특성화교육과정 없애는게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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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특성화교육과정 없애는게 답일까
  • 장상오 기자
  • 승인 2020.06.15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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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5개 뿐인 국제중학교가 3개로 줄어 들면서 국제중학교는 이제 존폐의 위기를 걱정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가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특성화중학교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된 이유는 국제중이 값비싼 학비를 받으면서 사교육을 부추기고 일반 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또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대책을 만들고 입시 경쟁을 줄이면서 학교 서열화를 없애는 일에는 동의 하지만 교육은 누구 한 사람, 어느 한 집단이 계획하고 결정할 일도 아니려니와 어떤 비전이나 사회적 타협이 없는 상태에서 밀어붙여서는 더더욱 안된다.

학비가 비싸서 교육기회가 균등하지 못하고, 학비가 비싸서 공공성을 훼손하고, 학비가 비싸서 서열화를 일으키니 모든 학교를 똑같이 만들고 모든 교육 과정을 똑같이 만들겠다며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는 모습에 불편한 감정이 생기는 것은 혼자 만일까.

국제중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대다수의 부모들은 자녀를 국제중에 보내려고 한다. 국제중 뿐이 아니다. 범위를 조금만 넓히면 과학고 외고 등 자신의 자식들을 특성화 중고등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는 셀 수도 없다.

이 모든 부모가 서열화를 의식하고 돈이 많거나, 또는 남들 보다 특별하다는 소위 '선민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결코 아니며 그렇게 몰아가서도 안된다.

ⓒ교육부
ⓒ교육부

대부분의 학부모들 혹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은 아이의 성장 과정을 함께하면서 이것 저것 교육을 시켜보고 경험하기를 원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원하거나 잘 맞는다고 생각되는 교육을 시키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우리 교육과정에 적응을 못하는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단언컨데 자신의 자식이 이 사회의 패배자로 낙인이 찍히게 둘 부모는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교육은 100년지 대계'라고 입만 모으지 말라. 더 많은 전문가 집단과 사회 구성원, 그리고 학부모들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집합체를 전국 시·도별로 구성해 기간을 정하지말고 충분히 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돈이 곧 경쟁력이라는 시대는 지났다면서도 유독 교육에만 그 공식을 대입하는 이유가 뭘까. 그러면서도 교육과 관련된 예산 책정에서는 왜 그렇게 쩔쩔매면서 짠물 편성을 반복하는지 궁금하다.

그저 천편일률적으로 모든 교육과 시험을 일원화한 뒤 패배자로 낙인 찍을 사람을 골라내는 식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공교육이라 하더라도 다른 교육방식을 적용하는 학교, 혹은 교육의 다양성과 질을 어떻게 높일까에 대한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하다.

국제중 다음 타깃은 어디일까. 학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모든 학교를 똑같이 만들거나 없애는 식으로는 당국에서 주장하는 사교육과 서열화 논란 등 균등한 교육 보장도 교육의 공공성 보장도 이룰 수 없다.

문제 구조의 본질에 대한 성찰 없이 특정 학교들을 문제의 주범으로 몰아 없애버리고 나면 다음은 어떤 이유를 들고 나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우려스럽다.

장상오 기자 ficsiwoos@channel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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